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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군의 취미/드라마 리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1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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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를 가장 치열하게 사는 사람은 누굴까?'라는 질문에 내가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의사'다.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사람, 삶과 죽음의 경계의 공간에 있는 사람 등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는 끝이 없다. 그런데 의사를 수식하는 말에 '슬기로운'이라는 다소 참신한? 수식어가 들어간 드라마가 나왔다. 바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슬기로운 깜빵생활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 물인 것 같다. 슬기로운 깜빵생활은 안 봤는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재밌으면 보는 걸로 하고 지금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빠져보자.

<출처 : tvN 공식 홈페이지>

안정원(소아외과) 김준완(흉부외과) 이익준(간담췌외과) 채송화(신경외과) 양석형(산부인과)

등장인물 요약(1화)

주인공 5명은 개성 강한 의대 99학번 동기들이다. 그들의 성격은 다르고 독특하지만 서로 케미가 잘 맞는다. 율제병원 회장의 막내아들로서 정원은 율제병원 VIP 병동으로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앞으로 그들이 맞게 될 좌충우돌 상황을 기대해보자. 

 

L군의 기억에 나는 장면 1

정원은 율제병원 회장의 막내아들로서 율제병원 VIP 병동으로 친구들을 스카우트한다. 계약조건으로 연봉 2배를 준다고 하자 석형을 제외한 친구들은 반색을 하며 계약서에 사인할 준비를 한다. 석형은 불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정원은 석형에게 연봉 2배, 지정주차, 단독 연구실을 조건으로 제시한다. 석형은 거절하며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말한다. 바로 '밴드를 하자.'는 것이다. 모든 친구들은 어이없어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나의 의무와 책임감이 많아지면서 하기 싫은 일이 우선시 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본래의 '나'라는 존재를 잃어버린다. 그런데 석형은 '밴드를 하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라는 존재를 잃어버리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석형은 나의 하루, 나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며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한다. 마음속으로 석형을 너무나 응원하게 됐다. 친구들과 사소하더라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L군의 기억에 나는 장면 2

주전무와 정원이 VIP 병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전무 : VIP 병동 참 웃긴 곳이죠. 병실 수는 4개인데 늘릴 수는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 

흔해지는 순간 아무도 안 찾거든요. 말도 안되게 비싸야 말도 안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저희는 잘나가는 의사들만 데리고 있으면 되죠. 

이 독백을 듣고 생각나는 경제용어는 스놉 효과와 베블런 효과다. 스놉 효과란 특정 상품의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 오히려 그 상품의 수요가 감소한다는 효과다. 베블런 효과는 특정 상품의 가격이 증가하게 되면 오히려 그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다. 두 경제용어 모두 전통적인 수요와 공급 법칙과 다르다. 두 법칙 모두 상류층의 소비형태와 연관된다. 

상류층은 타인들과 차별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아무리 비싼 VIP 병동이어도 타인들과 차별화를 위해 이용하고 혹여 그 가격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인기는 높아지는 것이다. 사회에는 철저하게 계급이 존재한다. 그 계급은 안타깝게도 돈이나 소비가 결정한다. '직업의 귀천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며 종종 타인과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타인을 무시하거나 대우받기를 원한다. 

"대우받기를 원하면 먼저 대우해줘라."라는 이야기가 통용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생겼다. 

 

L군의 기억에 나는 장면 3

눈물의 고해성사 

정원은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중인 환자 민영이가 하늘나라로 가자, 성당에 찾아가 눈물의 고해성사를 치른다. 

"신이 너무나 밉고 원망스럽고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요" 

신부님인 첫째 형은 파출소 골목 치킨집으로라는 쪽지를 건넨다. 

거기서 정원은 형한테 의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자신은 의사자격이 없다. 안그래도 올해만 하고 그만두려고 했다. 내일 당장 그만둔다고 말한다. 

그러자 첫째형은 태연한 표정으로 "안드레아 딱 1년만 더 다니자!"

정원은 사실 1년 전에도 힘들어했고 2년 전에도 3년 전에도 힘들어했다. 그럴 때마다 형이 하는 말 

"1년만 더 다니자!"

직장을 다니다 보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한다. 그렇게 많이 한 생각을 입 밖으로 냈을 때 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A라는 똑같은 사건을 경험했을 때 B는 괜찮고 C는 너무 힘들 수도 있다. B라는 똑같은 사건을 경험했을 때 B는 너무 힘들고 C는 괜찮을 수 있다. 이렇듯 사람은 사람마다 각각의 사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사건을 겪었다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의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는 종종 제작되고 대부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아마 아파서 병원을 안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의사는 우리에게 가깝고 친숙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우리는 관심을 갖는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사람으로서 의사는 완벽할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그들도 우리와 같은 한 명의 사람에 불과하다. 앞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사람 이야기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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