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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군의 자기계발/[자기계발] 책 추천

[자기계발] 책 추천 <등대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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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다'라는 뜻은 물건, 책임, 의무를 맡는다는 뜻이다. 또한, 책임을 진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등대지기'라는 직업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책임감이 따르길래 직업 자체에 '지다'라는 말이 들어간 것일까? 내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등대지기'라는 소설의 첫 장을 읽게 했다.

 

<조창인 장편소설 등대지기>

 

등대지기가 존재하는 이유는 오직 등댓불을 밝히기 위해서다. 내일 당장 죽음이 찾아와도 나에겐 여전히 오늘이 남아 있고, 오늘의 몫으로 등대를 사랑하는 거다. 조창인, 『등대지기』, 밝은세상(2001), P4

 

소설이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글이다. 한때 내 존재의 이유에 대해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셀 수 없는 무수한 하루가 지나고 내가 내린 결론은 진부할지도 모르겠으나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오늘의 몫으로 등대를 사랑한다.'는 등대지기의 말이 사랑을 위해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으나 오늘의 몫조차 사랑하지 못한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구명도의 한 등대지기

머나먼 섬 구명도에는 우리가 느끼기에 생소한 '등대지기'의 삶이 시작된다. 그곳에서 재우는 반려견 '해피'와 해마다 돌아오는 갈매기와 함께 8년의 세월을 보냈다. 재우도 처음부터 등대지기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8년 전 형과 싸우고 집을 나온 후 어느 술 주정뱅이의 말에 이끌려 어쩌다 보니 등대지기가 된 것이다. 때로는 우연이나 운명이 삶의 이정표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재우의 삶이 그랬고, 어쩌다 시작한 등대지기의 삶에 소명의식을 갖게 된다. 

 

갑자기 찾아온 어머니, 구조조정

재우는 평생 어머니에 대해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항상 형이 먼저였고, 심지어 형과 싸울 때 한 번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은 어머니였다. 8년의 생활을 외로운 등대지기로 살아가며 가족과 연을 끊었다. 그런데 갑자기 형한테서 연락이 온 것이다. 형과 누나와 만난 자리에서 형은 어머니의 치매 사실을 알리고 재우가 있는 구명도로 어머니를 보낸다. 설상가상으로 구명도의 등대를 무인등대로 변환하게 되면서 구조조정 명단에 재우의 이름이 오르게 된다. 등대지기로서 재우, 치매에 걸린 어머니, 구조조정의 파도 앞에서 재우는 어떠한 시간을 보내게 될까?

 

매력 1: 등대지기의 삶

『등대지기』는 작가가 오랜 시간 등대를 찾아다니며 고된 취재 끝에 완성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등대지기를 읽고 있으면 때때로 내가 구명도 섬의 등대지기가 된 착각에 빠지곤 한다. 등탑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고, 갈매기 떼들이 구명도로 돌아오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일상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한적한 곳으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등대지기라는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구명도 한적한 섬에 도피할 수 있으니 하루 동안 구명도 등대지기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매력 2: 아모르파티

재우의 삶의 태도를 살펴보면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아모르파티'가 생각난다. 니체는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운명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자칫 허무주의로 빠질 수 있는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재우의 삶은 사실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시를 쓰고 싶었지만 대학에 가지 못했고 어쩌다 보니 등대지기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재우는 묵묵히 등대를 사랑하며 등대지기가 해야 할 오늘의 일을 한다. 인생의 진리 중 하나는 "인생은 고해다."라는 말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힘든 일은 존재하고 불평, 불만, 만족스럽지 못한 일은 분명히 일어난다. 허나 이를 대하는 태도는 천차만별이다. 인생이 힘들다는 의미를 인정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 불평불만만 할 것인가? 이를 선택하는 것은 나의 몫, 여러분의 몫인 것 같다.

<철학자 프리디리히 니체>

매력 3: 어머니에 대한 사랑

등대지기를 읽고 나면 어머니가 보고 싶고 어머니를 꼭 안아드리고 싶다. 사랑이란 때로 어긋나기도 하는데 재우 어머니가 재우에게 보낸 사랑이 그렇다. 재우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남편을 닮은 재우가 남편처럼 세상을 빨리 떠날까 걱정되어 오히려 엄하게 대한다. 마음속에 항상 재우에 대한 사랑이 마음에 걸리지만 난희를 통해서 대신 전해줄 뿐이었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기 전 재우와 어머니가 서로의 사랑을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조금만 서로를 더 이해했으면 어땠을까? 하지 않은 행동, 가지 않은 길은 항상 후회를 동반한다. 등대지기를 읽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꼭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렸다. 쉽게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이 나중에 후회를 덜 수 있다면 지금 해보는 것은 어떨까?

 

재우는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노력하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오늘의 몫만큼 등대를 사랑한다.'라고 한다. 삶은 무수한 오늘로 이루어져 있고 오늘의 몫을 사랑한다면 내 삶이 사랑으로 넘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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